제 3계명 – “너는 너의 하나님 여호와의 이름을 망령되이 일컫지 말라” (출 20:7, 신 5:11)
1. 제 3계명의 해석
1) “이름”
이름은 그 이름을 소유한 자의 존재를 나타내며, 소유한 자의 본질과 성품 등을 내포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하나님께 이름이 있다는 것은 하나님께서 살아 존재하시는 분이며, 하나님의 이름에는 하나님 자신의 신적 성품과 영원 자존하심이 담겨 있습니다(시 102:12, 135:13).
2) “여호와”
“여호와”는 ‘나는 나다’(I am I), “나는 스스로 있는 자(I am who I am)”라는 뜻인데(출 3:14), 구약에서 가장 많이 사용된 하나님의 명칭으로, 하나님의 네 가지 모습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첫째, 하나님께서는 한 분이시며 유일하신 분이라는 뜻입니다(사 45:5). 둘째, 하나님께서 영원한 자존자이심을 뜻합니다(신 33:27, 시 90:2). 셋째, 하나님의 언약적 신실하심을 나타냅니다(신 7:9). 넷째, 하나님의 자비와 인자하심을 나타냅니다(출 2:23-25, 3:7-10, 신 4:31).
이러한 여호와의 이름을 모독하거나 망령되이 일컫는 것은 이러한 하나님의 존재와 성품을 무시하고 모독하는 큰 죄입니다.
3) “너의 하나님”
이때 ‘하나님’에 사용된 단어는 히브리어 ‘엘로힘’으로, 전능하신 하나님(창 1:1, 35:11, 사 45:8), 경외의 하나님(창 22:12, 출 1:21, 레 19:14), 삼위일체의 유일하신 하나님(창 1:26-27, 신 4:35, 6:4)을 나타냅니다.
4) “망령되이”
“망령되이”는 히브리어 ‘샤베’로 ‘무익한, 헛된, 거짓된, 가벼운, 경솔한’이라는 뜻으로 하나님의 이름을 함부로, 가볍게, 거짓되게 부르는 것입니다. 웨스트민스터 신앙고백서의 『대요리문답』 제 113문에는 “여호와의 이름을 망령”되게 하는 경우들을 상세히 설명하고 있습니다.
① 하나님의 이름을 적절하게 사용하지 않는 것, 기도드리면서 믿지 않는 것(요 14:13-14, 15:6-7, 말 2:2, 마 7:21-24)
② 무지하고 헛되고 불경건하고 속되고 미신적이며 사악하게 언급하여 하나님의 이름을 남용하거나, 모독적이고 가증스럽게 하나님의 호칭과 속성과 규례와 하시는 일을 입에 담는 것(렘 7:4, 23:25-26, 말 1:6-7, 12)
③ 모든 죄악된 저주, 맹세, 서원하는 것(레 24:11, 삼하 15:7-10, 슥 5:4, 마 26:70, 72, 74)
④ 제비 뽑기와 적법한 맹세와 서원을 범하는 것(잠 1:10-11, 14-15, 레 19:12, 신 23:21)
⑤ 불법인 줄 알면서 맹세와 서원을 지키는 것(호 10:4, 막 6:26, 행 23:21)
⑥ 하나님의 작정과 섭리에 대해서 불평하거나 불만을 터뜨리거나 의심하거나 악용하는 것(출 32:1-6, 민 14:1-4, 26-35, 신 1:27)
⑦ 하나님의 말씀을 잘못 해석하거나 오용하거나 왜곡시켜 세속적으로 농담거리를 만들거나, 쓸데없이 문제를 삼거나 헛되게 말다툼하며, 거짓된 교리를 주장하는 것(벧후 3:16, 엡 5:4, 딤전 6:4-5, 딤후 2:14, 17)
⑧ 하나님의 이름 아래 포함되어 있는 피조물이나 어떤 것을 악용하여 부적을 만들거나 정욕과 죄악된 행위에 이용하는 것(신 18:10-11)
⑨ 하나님의 진리와 은혜의 방법들을 훼방하고 경멸하며 욕하거나 반대하는 것(요 5:43, 10:25-26, 행 4:18, 5:40, 26:9)
⑩ 외식과 악독한 목적을 위해서 신앙을 고백하는 것(사 1:15, 29:13, 마 6:5, 23:27-31, 눅 18:9-14) ⑪ 하나님의 이름을 부끄러워하거나 또는 믿음에 어긋나고 무지하며 무익하고 적대적으로 행하거나 그 이름을 배반함으로 그 이름에 욕을 돌리는 것(막 8:38, 행 19:13, 롬 2:23-24, 벧전 4:16)
5) “일컫지 말라” 이는 어떤 사적인 목적을 위해 ‘여호와’의 이름을 추어올리면서 계속 악용하는 것을 말합니다. 초대교회 때 마술하는 어떤 유대인들이 예수의 이름을 빙자하여 악한 귀신에게 명하기도 하였습니다(행 19:13). 오늘날 타락한 자유주의 교회들 가운데 하나님을 ‘아버지와 어머니’로, 예수 그리스도를 ‘하나님 아이’로 부르는 경우도 있으나, 이것은 명백하게 하나님의 이름을 망령되이 일컫는 것입니다.
6) “죄 없다 하지 아니하리라” 이는 ‘반드시 심판하시겠다, 결단코 형벌을 면제받고 무사하게 되지 않는다, 반드시 강력한 형벌을 받는다’라는 선언입니다.
2. 제 3계명의 세부 율법
제 3계명의 세부 율법은 출애굽기 20:24, 23:20-23, 신명기 14:1-21에 기록되어 있으며, 각 율법에서는 ‘하나님의 이름’의 의미를 확장하여 설명하고 있습니다. 하나님의 이름은 곧 하나님 자신과 그분의 모든 것을 의미합니다.
1) 하나님의 이름을 두신 곳
① 여호와의 이름을 기념하게 하신 성소(출 20:24) – 여호와의 이름을 성전에 둔다는 것은 하나님께서 성전에 계신다는 확증이요, 하나님께서 그 성전의 주인이라는 뜻입니다. 그러므로 하나님께서는 성소를 “공경하라”고 명령하셨습니다(레 19:30, 26:2). 교회의 외형적 건물도 하나님을 대하듯 존중하며 깨끗하게 정돈하고 잘 보존해야 한다는 말씀입니다.
하나님의 두신 성전을 말이나 행동으로 더럽히고, 함부로 비방하는 일, 더 나아가 성전 안에서 합당치 못한 짓을 행하는 것도 하나님의 이름을 망령되이 일컫는 것과 같은 것으로 제 3계명을 범하는 큰 죄입니다.
② 여호와의 이름을 두신 여호와의 사자(출 23:20-23) – 하나님께서는 시대마다 사역을 행하시되 그 이름을 두신 여호와의 사자(히, 말아크 / messenger)를 통하여 역사하셨습니다. 여호와의 이름이 사자에게 있다는 것은 그 사자가 하나님과 동일한 권위를 가지고 있다는 말입니다.
2) 하나님의 이름으로 일컫는 백성, 여호와의 성민(신 14:1-21)
하나님의 자녀요 여호와의 성민이라 함은 하나님께 전적으로 헌신하기 위해 거룩하게 구별된 백성을 뜻합니다. 그러므로 하나님의 백성은 여호와의 이름을 빛나게 해야 할 의무가 있습니다(신 28:10).
3) 거짓 맹세에 대한 주의 (레 19:12)
여호와의 이름을 망령되이 일컫지 말라는 것은 하나님의 성호를 각별히 주의하여 사용해야 한다는 의미입니다. 거짓을 정당화하기 위해 하나님의 이름으로 맹세하는 것은 매우 큰 죄입니다.
그러나 하나님의 말씀(진리)에 대한 진실됨을 입증해야 할 때나, 하나님의 사람의 진실성을 변호할 때에 살아 계신 하나님의 이름으로 엄숙히 맹세하는 것은 정당한 맹세입니다(참고-마 26:63-64, 롬 1:9, 고후 1:23).
3. 예배에 대한 교훈
제 3계명은 ‘예배를 드리는 정신’에 대하여 가르쳐 주고 있습니다. 예배를 드리는 정신은 하나님의 이름을 높이는데 있으며, 예배를 드리는 성전(교회)은 하나님의 이름을 두시려고 택하신 곳입니다. 우리가 하나님의 말씀을 듣고 기도하고 찬송하며 참예배를 드릴 때, 하나님의 이름이 높임을 받으시는 것입니다. 우리의 가진 모든 것이 하늘에 계신 아버지의 이름을 높이는 데에 전적으로 헌신되어야 합니다.
4. 제 3계명을 범한 자의 최후
다윗 왕 말년에 흉년이 3년간 지속되어 다윗이 기도하였을 때 하나님의 응답은 사울이 이스라엘과 화친 조약을 맺었던 기브온 사람을 무참히 죽였기 때문이라는 것이었습니다(삼하 21:1-2). 기브온 사람들은 가나안 정복 전쟁 당시 여호수아를 속여 화친 조약을 맺었고, 여호수아는 그들을 죽이지 않겠다고 여호와의 이름으로 맹세하였습니다. 그러나 사울은 자기 공명심과 명예를 위해 기브온 족속을 학살하였습니다. 이는 율법상으로도 살인죄였으나, 여호와의 이름으로 맺은 약조를 무시하고 하나님의 언약 속에 들어와 거하던 기브온 사람들을 죽임으로 하나님의 성호를 망령되이 일컬어 하나님의 영광을 실추시킨 죄가 더 컸습니다.
다윗이 기브온 족속에게 속죄할 방법을 묻자, 그들은 사울 왕가의 자손 7명의 생명을 요구하였고, 이 7명은 산 위에서 목매어 달려 한꺼번에 죽었습니다. 사울 왕가의 비참한 최후였습니다(삼하 21:3-9).
5. 제 3계명의 구속사적 교훈
아담은 에덴 동산에서 제 3계명을 범하는 것과 같은 죄를 지었습니다. 뱀이 ‘하나님이 동산 모든 나무의 실과를 먹지 말라고 하시더냐?’라고 물었을 때 여자는 하나님의 이름을 내세우며 “… 하나님의 말씀에 너희는 먹지도 말고 만지지도 말라 죽을까 하노라 하셨느니라”라고 대답하였습니다. 여자는 하나님의 말씀이라고 하면서 마음대로 말씀을 추가하고 말씀을 약화시켰습니다. “하나님”을 부르면서도 하나님께 대한 두려움과 경외심은 이미 사라져 버린 것입니다.
예수 그리스도는 근본 하나님의 본체요 창조주이며, 그분의 이름은 모든 이름 위에 뛰어난 이름입니다(빌 2:9-10). 예수님의 이름이 최고의 권세입니다. 끝날에 성도들이 의지할 것은 오직 주의 이름뿐입니다.
제 3계명을 지키는 자에게는 큰 축복이 약속되어 있습니다(말 4:2). 우리의 남은 생애가 목숨을 다해 오직 하나님의 이름을 높이는 삶이 되도록 힘써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