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구약 성경은 ‘천지 창조’ 라는 큰 역사적 사건을 시작으로 ‘새 하늘과 새 땅’의 완성에 이르기까지, 예수 그리스도를 중심으로 한 하나님의 구속사를 기록한 것입니다. 구속사의 중요한 주제는 ‘창조, 타락, 구원’ 이며, 중단 없이 전진하는 하나님의 구속사를 이어 온 것은 바로 하나님의 언약입니다. 특히 ‘천지 창조’의 내용을 담고 있는 창세기는 이 세상과 그 가운데 존재하는 모든 것들의 기원을 알려줍니다. 이 말씀은 결코 전설이나 신화가 아니라 실제 있었던 역사적 사실이며, 신약성경에서도 창조의 전 과정과 인간의 타락이 실재했던 일임을 증거하고 있습니다 (롬 5:12-19, 고후 11:3, 딤전 2:13-14).

1. 태초에 천지를 창조하신 하나님

(창 1:1) 태초에 하나님이 천지를 창조하시니라

이 말씀은 신구약 성경 66권 중에 가장 깊은 여운을 남기는 최고의 압축된 표현입니다. 창세기 1:1에는 온 세상과, 인류 역사, 우리 각자의 삶의 시작이 들어있으며, 여기서 ‘창조하시니라’는 히브리어 ‘바라’의 기본형으로 오로지 하나님의 창조행위를 나타내는 데 사용됩니다.

1) 말씀으로 창조

천지는 우연히 발생한 것이 아니라 모두가 하나님의 말씀으로 창조된 것입니다. 하나님의 말씀은 즉시 천지 만물을 조성하는 위대한 능력이 있습니다(창 1:3, 사 45:12, 시33:9시148:5). 하나님께서 말씀으로 모든 것을 창조하신 후 보시기에 심히 좋으셨는데(창 1:31), 이는 지으신 모든 것이 부족함이 없이 완벽함에 따라 하나님 보시기에 최고의 만족스러운 것입니다. 그리고 지으신 모든 것이 완벽할 뿐 아니라 온전한 조화와 균형을 이루었기 때문입니다.

2) 모든 우주 만물을 창조하신 삼위일체의 하나님

‘하나님’이라는 단어는 히브리어 ‘엘로힘’으로 삼위일체의 하나님을 나타내며, 창조사역은 삼위일체 하나님의 공동 사역이었습니다.

 첫째, 모든 만물이 성부 하나님에게서 (from God the Father) 창조되었습니다. 성부 하나님은 직접적인 창시자(Originator)입니다(고전 8:6). 만물의 출처와 기원이 성부 하나님이십니다.

 둘째, 모든 만물이 성자 하나님으로 말미암아 (through God the Son) 창조되었습니다(고전 8:6). 성자 하나님의 다른 이름은 말씀입니다(계 19:13). 이 말씀은 태초에 하나님과 함께 계셨으니 이 말씀이 곧 하나님이십니다(요 1:1~2, 요 1:10). 즉 성자 하나님은 창조의 수행자(Executor)이셨으며, 성부 하나님과 함께 우주 만물을 창조하셨습니다.

 셋째, 모든 만물이 성령 하나님에 의해서 (by God the Holy Spirit) 창조되었습니다. 성령 하나님께서는 창조 사역시 수면에 운행하셨습니다(창 1:2). 여기 ‘신’은 ‘루아흐’ 로서 ‘기운’과 동일한 의미입니다. 즉 성령 하나님은 창조의 완성자(Completer)이십니다(시 33:6, 104:30). 만물의 창조가 삼위일체 하나님의 공동 사역입니다. 사람 역시 삼위일체 하나님의 공동사역이라 할 수 있습니다(창 1:26~27, 2:7, 욥 33:4, 고전 8:6)

2. 사람의 창조는 모든 창조 사역의 중심

사람은 우연이나 진화를 통해 창조된 것이 아닙니다. 사람의 창조는 창세기 1장과 2장에 크게 두 번 나타납니다. (창 1:26-28)에서는 ‘우주와 만물 속에 포함된 사람의 기원과 위치’ 를 보여주며, (창 2:7-25)에서는 ‘언약의 대상이 되는 사람의 상태’를 보여줍니다. 전 우주 만물 가운데 사람을 나중에 창조하신 것은, 사람에게 가장 큰 관심과 기대를 두셨다는 사실과 이제까지의 모든 창조가 오직 사람을 위한 것임을 나타냅니다. 그래서 사람을 만물의 영장이라고 합니다.

(시 139:14)내가 주께 감사하옴은 나를 지으심이 신묘막측하심이라 주의 행사가 기이함을 내 영혼이 잘 아나이다.

사람의 존귀성은 창세기 1장, 2장에 나타난 창조과정에서 선명하게 그리고 지속적으로 드러납니다. 이는 하나님의 주권적인 창조 행위를 가리키는 ‘바라’라는 단어가 창1장에서 5번 나오는데, 창세기 1:27에서 세 번이나 쓰였습니다. 이는 사람 창조가 창조 중의 창조요, 모든 창조의 면류관이며 최절정임을 나타낸다.

(창 1:27)하나님이 자기 형상 곧 하나님의 형상대로 사람을 창조하시되 남자와 여자를 창조하시고

시편기자는 (시 8:4~9)에서 “사람이 무엇이관대 주께서 저를 생각하시며 인자가 무엇이관대 주께서 저를 권고하시나이까 5)저를 천사보다 조금 못하게 하시고 영화와 존귀로 관을 씌우셨나이다 6)주의 손으로 만드신 것을 다스리게 하시고 만물을 그 발 아래 두셨으니..”라고 말씀합니다. “저를 천사보다 조금 못하게 하시고”는 의미는 공동번역성경에서는 “사람을 하나님 다음 자리에 앉치셨다고” 표현하고 있습니다.

3. 하나님의 (아가페 사랑)으로 창조

인본적인 사랑은 이기적인 생각에 뿌리를 두고 있으므로 쉽게 무너져 버리고 상처와 실망을 안겨주기 쉽습니다. 그러나 하나님의 사랑은 무조건적이며, 자기 희생적이고 무한한 사랑을 의미합니다(요 3:16). 하나님은 사람을 창조할 때 아카페의 사랑으로 영원성을 지닌 존재로 만드신 것입니다(시 12:7). 이 세상에는 다양한 사랑이 있습니다.

①스톨게(storge): 가족이나 동족들끼리의 사랑

②필레오(phileo): 친구끼리의 우애적인 사랑

③에로스(eros): 남녀의 이성적인 사랑입니다.

반면, 아가페(agape)의 사랑은 하나님만이 하실 수 있는 사랑으로 절대적이고 이타적인 사랑, 자기희생적인 완전한 사랑이다(요 3:16). 독생자 예수 그리스도를 이 땅에 보내셔서 십자가의 희생을 통해 구속 사역을 담당케 하신 것도 아가페의 사랑이다(요일 4:8-10, 엡 1:7). 그리고 타락으로부터 구원하시는 모든 과정에서 이 아카페 사랑은 선명하게 나타납니다.

4. 하나님의 (형상)과 하나님의 (모양)대로 창조

(창 1:26-27)하나님이 가라사대 우리의 형상을 따라 우리의 모양대로 우리가 사람을 만들고 그로 바다의 고기와 공중의 새와 육축과 온 땅과 땅에 기는 모든 것을 다스리게 하자 하시고 27)하나님이 자기 형상 곧 하나님의 형상대로 사람을 창조하시되 남자와 여자를 창조하시고

 1) 우리의 형상을 따라

사람은 하나님의 형상대로 창조된 너무도 존귀한 존재입니다. 오직 사람만이 피조물 주관하여 다스리는 특권과 존귀성을 가지고 있습니다(창 1:28).

2) 우리의 모양대로

 첫째, 도덕적 형상 – 도덕적 형상은 성경에서 ‘새사람’으로 표현됩니다(엡 4:24, 골 3:10). 참된 지식, 참된 의, 참된 거룩을 가지고 옛사람과 본질적으로 반대되는 새로운 피조물로 창조되었음을 의미합니다.

 둘째, 이성적이고 지능적인 형상 – 사람은 하나님의 형상으로 창조됨으로써 바른 이성과 바른 지능을 갖게 되었습니다. 하나님의 형상과 모양을 잃어버린 인간은 “이성 없는 짐승”과도 같습니다(벧후 2:12).

 셋째, 영적 형상 – 하나님은 영이시므로(요 4:24, 고후 3:17), 하나님의 형상대로 지음 받은 사람도 영성과 불멸성을 갖습니다.

 넷째, 사람의 몸에 반영된 하나님의 형상 – 사람의 몸도 하나님께서 창조하셨기 때문에(신 32:6, 욥 10:11), 하나님의 형상이 반영되어 있습니다.

5. 생명이 있는 산 사람

(창 2:7)여호와 하나님이 흙으로 사람을 지으시고 생기를 그 코에 불어넣으시니 사람이 생령이 된지라

1) 흙으로(히: 아파르 민 하아다마) 지으심 – 들짐승이나 새를 만드실 때와 달리 사람을 지으실 때는 고운 흙을 사용하셨습니다.

2) 생기(히: 니쉬마트 하임)를 불어넣으심 – ‘생기’는 생명들의 호흡, 생명들의 기운을 말합니다.

3) 영육의 단일체가 됨 – 하나님의 생기가 코에 불어넣어짐으로써 마침내 ‘생령’ (생명이 있는 존재, 산 존재)이 되었다. 이는 영혼과 육체를 가진 존재가 되었음을 의미합니다. 영혼과 육체는 서로 구별되지만 결코 분리되지 않고 전인을 이룬다. 마지막 나팔소리에 이루어질 부활과 변화도 영혼과 육체의 전인(全人)이 부활, 변화 받는 것입니다.

6. 에덴 동산

하나님께서는 동방의 에덴에 동산을 창설하시고 그 지으신 사람을 거기 두셨습니다(창 2:8). 에덴 동산은 역사적으로 실재했던 곳으로, 하나님의 특별하신 보호와 관심의 손길이 미쳤던 즐거운 곳이었으며, 아담과 하와는 벌거벗었으나 부끄러움이 없었습니다(창 2:25). 창세기 2장을 볼 때, 남자를 먼저 지으시고(창 2:7), 이어 에덴 동산을 창설하시고(창 2:8-15), 남자와 행위 언약을 맺으시고(창 2:16-17), 그 다음에 여자를 만드셨습니다(창 2:18-23). 돕는 배필을 바로 짓지 않으시고, 아담으로 하여금 각종 생물의 이름을 먼저 짓도록 하신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7. 존귀한 아담의 돕는 배필, 존귀한 여자의 창조

 첫째, 아담에게 그와 함께 일할 사람이 꼭 필요하다는 것을 깨닫게 하시기 위함입니다.

 둘째, 사람이 아닌 피조물 중에는 아담의 돕는 배필이 없다는 것을 가르쳐 주시기 위함입니다.

아담은 ‘흙’으로 만들어졌는데(창 2:7), 여자는 ‘남자의 갈빗대 하나’로 만들어졌다(창 2:21-22). 여기에는 신비롭고 오묘한 섭리가 있습니다. 그 이유는 첫째, 여자를 남자의 일부분을 취하여 만든 것은, 여자가 남자를 보필하면서 부부가 한 몸을 이루게 하기 위함입니다(창 2:24). 둘째, 부부의 직분은 서로 다르지만 인격은 서로 동등하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갈빗대는 인체에서 가장 중요한 심장을 보호하는 기능을 하는 것으로, 남자는 여자를 자기 몸처럼 지극히 보호하고 사랑해야 합니다(엡 5:28, 33).

(창 2:23)이는 내 뼈 중의 뼈요 살 중의 살이라 이것을 남자에게서 취하였은즉 여자라 칭하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