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에 나오는 족보는 크게 혈통적 관계를 보여 주는 기능과 중요한 역사적 사실을 설명하는 기능이 있습니다. 그러나 구속사적 관점에서 볼 때, 성경에 기록된 족보는 몇가지 더 중요한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1. 성경 족보는 구속사의 압축판이자 점진적인 이정표입니다. 

성경의 전 역사는 ‘구속사’로서, 이 구속사의 비밀한 경륜을 압축한 것이 바로 ‘족보’입니다. 성경에서는 구속사의 중요한 순간마다 족보가 기록되어 분수령을 이루고 있습니다. 족보로 구속사의 한 시대를 마감하는 가하면, 족보로 구속사의 한 시대를 시작하는 것입니다. 즉 성경은 ‘하나님의 구속사’라는 전체 주제 속에서 ‘여자의 후손’을 통해 메시아가 오신다는 약속을 족보를 통해 점진적으로 밝히고 있는 것입니다.

2. 성경 족보는 언약 자손의 흐름을 나타냅니다. 

  1) 일반적으로 족보는 부계를 중심으로 기록된 것입니다. 

성경의 족보에는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여자의 이름이 잘 나타나지 않습니다. 마태복음에 나오는 예수 그리스도의 족보만 보아도 41명의 남자 이름이 주를 이루고, 그 사이에 ‘다말, 라합, 룻, 우리야의 아내, 마리아’라는 다섯 명의 여자가 나올 뿐입니다. 역대상에 나오는 족보에도 (대상 1:1-31)에는 여자가 한 사람도 등장하지 않습니다. 이것은 성경의 족보가 주로 남자를 통한 언약의 자손의 흐름을 보여 주고 있음을 의미합니다.

  2) 성경의 족보에는 생략된 부분도 있으며, 반드시 혈통적 장자로만 이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그 이유는 성경의 족보가 단순히 자손의 혈통적 흐름을 보여 주려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언약을 중심으로 구속사를 이어가는 자손의 흐름을 보여 주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언약 자손의 흐름’을 ‘구속사적 씨 흐름’이라고 표현하기도 합니다.

3) 언약 자손의 흐름을 차단하여 하나님의 구속 경륜을 멈추기 위한 사단은 역사는 끊임없이 나타납니다.

① 주전 1539년경 왕위에 오른 애굽 왕 바로가 이스라엘 민족을 영구히 노예화하려던 사건입니다.

애굽에서 종살이 하고 있던 이스라엘 자손의 생육이 중다하고 번식하고 창성하고 심히 강대하여 온 땅에 가득하게 되었을 때 (출 1:7), 애굽 왕 바로는 (요셉을 알지 못하는 새왕; 출 1:8)는 유아(남아)의 학살 명령을 내렸습니다 (출 1:22). 이 사건은 히브리 남자 아이를 진멸시켜 그 민족을 영구히 노예화하여 하나님의 구속 역사를 중단시키고 하는 사단의 역사입니다.

② 둘째, 주전 840년경 아달랴가 다윗 왕가의 씨를 진멸시키려던 사건입니다.

아달랴는 아들 아하시야가 죽자 자신이 왕이 되려고 다윗 왕가의 씨를 다 진멸하려 하였습니다 (왕하 11:1, 대하 22:10). 실로 언약 자손의 흐름이 중단되려는 절체절명(絶體絶命)의 순간이었습니다. 그러나 그 가운데서 아하시야의 누이 여호사브앗(여호세바)이 아하시야의 아들 요아스를 도적하여 내고, 그를 그 유모와 함께 침실에 숨겨 죽음을 면하게 하였습니다 (왕하 11:2-3, 대하 22:11-12). 하나님께서는 요아스를 숨기심으로 다윗의 왕손이 보존되게 섭리하셨고, 꺼질 듯했던 남 유다의 등불은 다시 타올랐습니다. 아달랴는 사악한 야심으로 다윗 왕가를 진멸하려 했으나 하나님의 구속 섭리를 막을 수는 없었습니다.

③ 주전 474년경 아각 사람 (아말렉 자손: 삼상 15:8) 함므다다의 아들 하만에 의해 자행된 유대인 몰살 계획입니다.

하만은 바사 127도 전역(인도에서 구스까지; 에 1:1)에 흩어진 유다인들을 단 하루 만에 (12월 13일) 몰살시키려 했으나, 오히려 하만은 모르드개를 매달려고 했던 나무에 자기가 달려 죽임을 당했고 (에 7:9-10), 그 아들 열 명도 한꺼번에 죽임을 당했습니다 (에 9:7-10). 이처럼 하나님께서는 언약 자손이 몰살될 위기 가운데서도 그들을 기적적으로 건지셔서 하나님의 구속 경륜이 중단되지 않도록 하셨던 것입니다. 유대인들은 이것을 기념으로 대대로 ‘부림절’이란 절기를 대대로 지켜 오고 있습니다 (에 9:17-32).

3. 성경 족보는 예수 그리스도께서 오시는 길을 보여 줍니다.

경건한 언약 자손의 최종 도착지는, 바로 예수 그리스도이십니다. 하나님께서는 원시복음 (창 3:15)을 통하여 뱀의 머리를 상하게 하는 ‘여자의 후손’이 올 것을 미리 약속하셨습니다. 그리고 성경의 족보는 이 ‘여자의 후손’이 어떤 계통을 통해 오시는지를 압축적으로 보여 주고 있습니다. 사도 바울은 “이 약속들은 아브라함과 그 자손에게 말씀하신 것인데 여럿을 가리켜 그 자손들이라 하지 아니하시고 오직 하나를 가리켜 네 자손이라 하셨으니 곧 그리스도라” (갈 3:16)고 말씀하고 있습니다. 이 말씀을 볼 때 자손에 대한 약속이 여러 번 있었으나 (창 15:5, 16:10, 22:17-18 등), 그 약속들이 궁극적으로 가리키는 참 자손은 예수 그리스도 한 분 뿐이라는 것입니다. 말하자면 성경의 족보는 언약 자손의 흐름을 밝혀 궁극적으로 예수 그리스도가 오시는 통로를 보여 주고 있는 것입니다.

 

4. 결론

성경에 나오는 여러 족보들은, 약속의 후손에 대한 오랜 기다림의 흔적입니다. 그리고 그 약속의 성취로, 고대하던 참 자손인 예수 그리스도의 오심을 선포한 족보가 바로 마태복음의 족보입니다. 그러므로 족보들을 통하여 예수 그리스도가 타락한 인간을 구원하기 위하여 어떤 과정으로 이 땅에 오셨는지를 규명할 때, 가장 정확하게 구속사적 경륜을 깨달을 수 있습니다. 족보는 구속사의 압축이며, 우리의 유일한 구주가 되시는 예수 그리스도가 오시는 길을 알려 주는 가장 정확한 나침반이 되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그러므로 구속사의 중요한 시기마다 기록되어 있는 족보를 제대로 깨닫지 못하면 하나님의 구속 경륜에 무지할 수밖에 없고, 구속사의 중심에 계신 예수 그리스도를 올바로 깨달을 수 없는 것입니다.

5. 적용

1) 성경의 족보는 남자 중심으로, 생략된 부분과 혈통적 장자로만 이어지지 않은 이유가 무엇인가?

2) 역사적으로 나타난 언약 자손의 흐름을 차단하려는 사단의 계략을 이야기 해봅시다.

3) 각자의 삶 속에도 언약 자손의 흐름을 차단하려는 시도가 있었다면 나눠봅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