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인 후예의 죄악된 문명의 역사는 라멕에게서 중단되었다가 다시 니므롯을 통해 바벨탑 건축 운동으로 발현되었지만, 이것은 하나님의 ‘흩으심’으로 인해 수포로 돌아갔습니다. 그러나 가인 계열의 역사는 거기서 중단되지 않고 아브라함의 육신의 후손 이스마엘과 에서를 통해서 또다시 지속적으로 나타납니다.

1. 이스마엘 – 들나귀 인생

아브라함이 몸종 하갈에게서 낳은 아들 이스마엘은 ‘들나귀’같은 인생을 살아가게 될 것이라고 말씀하고 있습니다. (창 16:12)에서 “그가 사람 중 들나귀같이 되리니 그 손이 모든 사람을 치겠고 모든 사람의 손이 그를 칠지며 그가 모든 형제의 동방에서 살리라 하니라”고 말씀하고 있습니다.

이는 이스마엘이 아브라함의 언약의 자손인 이삭과 그 후예들과 경쟁하며 대치하게 될 것을 말씀해 주는 내용입니다. 그의 거처는 ‘동방’이라고 말씀하고 있습니다. 여기 ‘동방에서’라는 표현은 직역하면 ‘면전에서’라는 뜻입니다. 영어성경 RSV에서는 이 부분을 그의 모든 친척들과 ‘대항해서’라고 번역하였습니다. 따라서 이스마엘이 모든 형제들의 ‘동방’에 거한다는 것은, 그가 가인과 니므롯과 같은 죄악의 후예가 되어 하나님을 대적하고 언약 백성을 괴롭히는 길에 서게 될 것을 뜻합니다. 니므롯이 특이한 사냥꾼이 되어 사람들 위에 군림하고 하나님을 대적했던 것처럼, 이스마엘도 들나귀처럼 사람들을 포악스럽게 괴롭히는 자가 된 것입니다.

특히 ‘그 손으로 사람들을 치고 모든 사람의 손이 그를 친다’라는 내용을 볼 때, 그는 가는 곳마다 이유 없이 닥치는 대로 분쟁과 다툼과 전쟁을 일으키는 자였던 것 같습니다. 끊임없이 손을 들어 하나님의 백성들을 치고 하나님의 뜻에 도전한 것입니다. 그 일생이 적개심으로 가득하여 많은 사람과 원수 맺고 등지는 생활이었습니다. 한두 사람이 아니고 “모든” 사람들이 꺼리므로 그 주변에 사람이 없다면 그 인생이 얼마나 고독하고 불쌍하고 가련한 신세입니까? (렘 17:6)

실제로 이스마엘은 어렸을 때부터 동생 이삭이 태어나자 그를 ‘희롱’함으로 들나귀와 같은 인생을 살았습니다 (창 21:9). 혈통적으로도 이스마엘은 ‘애굽 땅 여인’과 결혼함으로써 (창 21:21) 니므롯과 관련된 집안과 맺어지게 됩니다. (창 10:6)에 노아의 아들 함은 ‘구스와 미스라임과 붓과 가나안’을 낳았는데, ‘미스라임’은 오늘날 애굽의 조상이 됩니다. 또 구스는 니므롯을 낳았습니다. 그러므로 이스마엘이 미스라임의 후손인 애굽 땅 여인과 결혼함으로써 그는 니므롯 계통과 가까운 자가 되었던 것입니다. 오늘날 중동에서 끊임없이 전쟁을 일으키며 ‘세계의 화약고’로서 전 세계의 불안을 가중시키는 사람들 역시 이스마엘의 후예인 아랍 사람들입니다.

2. 에서 – 에돔 족속의 조상

에돔 족속의 조상인 에서는 이삭의 쌍둥이 아들 중의 하나였지만, 장자권을 경홀히 여겨 동생 야곱에게 팔아넘김으로 언약 백성의 자리를 빼앗기고 말았습니다 (창 25:29-34, 히 12:16-17). 에서의 아내는 ‘가나안 여인 중 헷족속에서 취한 아다와 히위 족속에서 취한 오홀리바마’가 있으며 ‘이스마엘의 딸 바스맛’ (창 36:2-3)도 그의 아내였습니다. 혈통적으로 함의 아들 가나안의 집안과 맺어졌으며, 동시에 이스마엘 집안과도 맺어지게 된 것입니다. 이처럼 가인 계열의 불택자들은 사상과 삶에 있어서뿐 아니라 혈통에 있어서도 같은 부류끼리 결혼하여 살아감으로 하나님의 뜻에 도전하는 불신앙의 길에 서게 됩니다.

에서의 자손 중 주목할 만한 인물은 (창 36:12)에 나오는 ‘아말렉’입니다. 아말렉은 에서의 아들 엘리바스가 첩 딤나를 통해서 낳은 아들입니다. 아말렉은 훗날 아브라함의 자손들이 애굽에서 나와 광야여정을 행진할 때 르비딤에서 그들을 공격했던 자손들입니다. 아말렉이 광야 여정 중에 있는 이스라엘 백성을 공격한 것에 대해 하나님은 크게 분노하셨습니다.

하나님은 대대로 아말렉과 싸우시겠다고 선언하셨을 뿐 아니라 (출 17:16), 아말렉이 행한 일을 영원히 잊지 말고 천하에서 그 이름을 도말하라고 명령하셨습니다 (신 25:17-19). 이들은 끊임없이 이스라엘 백성을 괴롭히고 멸망시키기 위해 이웃 국가들과 동맹을 맺어 공격해 왔던 민족입니다 (참고-오바댜 1,2,10,18).

이밖에 바사의 아하수에로 왕 때 이스라엘이 ‘아가 사람 함므다다의 아들 하만’에 의해 하마터면 멸절 당할 뻔한 위기를 겪은 적이 있습니다 (에 3:1-5). 그러나 유대인들은 왕후 에스더의 죽음을 각오한 믿음을 통해 그 위기에서 기적적으로 건짐을 받았습니다. 성경은 이 ‘하만’을 ‘아각 사람’이라고 소개함으로써  (에 3:1,10. 8:5, 9:24), 그의 조상이 ‘에서’임을 밝히고 있습니다. (삼상 15:8)에 ‘아말렉 사람의 왕 아각’이라는 말씀을 볼 때, 아각은 아말렉 사람으로 에서의 후손이었습니다. 하만 또한 아각 사람으로서 에서의 후손이었던 것입니다.

니므롯, 이스마엘, 에서나 그들의 자손들처럼 항상 언약 백성들을 괴롭히고 하나님의 구속 역사에 도전하는 자들은 모두 ‘가인의 길’ (유 1:11)을 걷는 자들입니다. 이들의 어둠의 역사는 앞으로 하나님의 구속 역사가 완성되는 그 날까지 그치지 않을 것입니다. 가인의 불신앙의 맥이 니므롯과 바벨탑을 건축한 민족들에게 그대로 흘러내려왔고, 이스마엘과 에서에게로 이어졌습니다. 그리고 요한계시록에서는 이러한 가인의 후예들을 총칭하여 ‘바벨론’이라 말씀하고 있습니다 (계 17:5,18:2).

‘바벨론’으로 불리는 자들은 신앙의 정절을 지키지 못하고 땅의 음녀와 가증한 행위를 일삼는 자들입니다. 그들 또한 자신들의 힘으로 이룩한 문명을 기대고 의지하며 하나님의 뜻에 도전하는 자들입니다. 그러나 이들의 결국은 세 갈래로 갈라지고 쪼개어져서 회복 불능의 멸망에 처하게 될 것입니다 (계 16:19). 그 시작에 있어서 하나님이 없는 계획, 그 동기와 결과에 있어 하나님께 도전하는 역사는 하나님이 없는 계획, 그 동기와 결과에 있어 하나님께 도전하는 역사는 최절정기에 곧 어물어지고 마다는 것이 성경에 나타난 불신앙적인 족보가 주는 교훈입니다. 가인의 족보가 최절정기인 라멕에서 갑자기 멈추었고, 바벨탑을 쌓던 사람들도 그 공사가 한창일 때 순식간에 망하고 말았습니다. 종말에 나타날 큰 성 바벨론도 처참하게 무너지고 무너졌다고 말씀하고 있습니다 (계 14:8,18:2).

그것은 하나님의 선민들을 구원하시기 위한 구속사를 그 정점까지 이끌어 가시려는 하나님의 주권적인 섭리요, 방편이었습니다.

가인의 혈통은 하나님의 구속 역사를 방해하는 세력을 이루며 그 맥이 종말에까지 이어졌습니다 (요일 3:12). 그러나 가인 계열의 죄악이 아무리 강하여도 하나님의 주권적인 구원 의지는 그보다 더욱 강력하고도 뜨거웠습니다. 사단의 머리를 상하게 하시고 원수 마귀 사단을 발등상 되게 하실 날까지 그러할 것입니다 (시 110:1, 눅 20:43, 행 2:35, 히 1:13, 10:13).

 

결론

온통 죄악으로 넘실대고 요동치는 저 세상 바다 물결 속에서도, 하나님의 구속 역사는 죽어 가는 바다를 되살리는 도도한 생명의 거대한 물길이 되어 흐르고 있습니다. 온갖 죄악이 가지각색으로 곳곳마다 만연하고 있는 요즘 세태로 보아, 구속사의 마지막 종착역이 점점 다가오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신령한 기름을 예비하여 등불을 밝혀야 할 때입니다 (마 25:1-13,24:44). 자다가 깨어날 때입니다 (롬 13:11, 눅 21:36). 하나님의 구속 역사의 마지막 성취가 멀지 않았습니다. 믿음의 옷깃을 여미고, 경건에 이르기를 힘쓰며, 후회 없는 삶이 되도록 부지런히 내 자신을 점검해야 할 것입니다 (고후 13:5, 딤전 4:7-8, 벧후 1:5-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