족보의 의미 (성경족보에 대한 고찰) (1)
1. 족보의 일반적 의미
족보 (族譜)는 한 조상으로부터 비롯된 종족의 혈통 관게를 부계를 중심으로 도표한 책입니다. 이스라엘은 각 지파별로 친족 관계를 기록한 족보를 소유하고 있습니다 (대상 4:33).
(대상 4:33) “또 그 각 성읍 사면에 촌이 있어 바알까지 미쳤으니 시므온 자손의 주소가 이러하고 각기 보계가 있더라”
출애굽한 이후에도 가족과 종족을 따라 계수 되었습니다 (민 1:20). 이처럼 각 지파별, 가족의 혈통대로, 자기 계통이 있었으며 (민 1:18), 12 지파의 기업 분배도 “그 가족을 따라서” “그 가족대로” 이루어졌습니다 (수 13:15, 23-24, 28-29, 31).
유대인들의 경우에도 요세푸스의 기록에 의히면 2천년 동안 대제사장의 명단들을 지니고 있었다고 합니다.
(눅 3장)에 기록한 예수 그리스도의 족보만 보아도 유대인들이 족보를 철저하게 보관하였을 뿐 아니라, 바벨론 포로에서 돌아온 이후에도 에스라와 느헤미야를 통해 다시 그들의 족보를 철저하게 심사하고 보완하였습니다 (스 9-10장, 느 13장). 이처럼 성경에서 족보를 중요하게 다루고 있는 것은 인류를 구원하기 위한 구속 경륜이 족보의 계통을 따라 전개되고 이루어졌기 때문입니다.
2. 족보의 성경적 의미
1) 족보의 원어적 의미
– 야하스 (이름이 족보에 기록되다): 이름난 기록된 일반적인 족보에 사용 (대상 4:33, 5:1, 7, 17, 7:5, 7, 9, 40, 9:1, 22, 대하 31:16, 19, 스 2:62, 8:1, 3, 느 7:5, 64).
‘족보에 올랐다’는 것은 12 지파 소속되어 있는 인물들의 혈통과 그 수효가 확인되었다는 의미 뿐 아니라 하나님의 선민으로 인정되어 언약 백성의 족보에 오르게 되었다는 것을 나타냅니다.
2) 족보의 성경적 의미
– 톨레돗 (대략, 계보, 사적, 후예, 약전, 연치대로, 대대로): 인물의 계보를 밝힘으로써 하나님께서 앞으로 그 후손 가운데 어떻게 역사하시고 또 어떤 자손들을 통하여 구속사를 이끌어 나가시는가를 밝히 보여주고 있는 것입니다.
동시에 ‘출생, 세대’라는 좁은 의미보다는 탄생된 자들의 전 생애의 역사나 업적을 요약한 기록이라는 포괄적인 의미로 사용됩니다 (창 2:4, 5:1, 6:9, 10:1, 32, 11:10, 27, 25:12, 19, 36:1, 37:2, 출 6:16, 19, 룻 4:18). 즉 구속사적 의미의 성별된 족보입니다.
– 게네시스 (톨레돗) (마 1:1, 마 1:18)
– 게네알로기아 (가문의 기록) (딤전 1:4, 딛 3:9) – 세속적 족보
3. 족보의 주요 목적
예수 그리스도의 족보는 끝없이 조상들의 이름을 나열하거나 불필요하게 쓰여진 것이 아니라, 우리 주 예수께서 ‘다윗의 자손’이시며 ‘아브라함의 자손’이시라는 사실을, 즉 메시야가 나오게 되어있는 민족과 가계의 자손이시라는 사실을 입증하려는 것입니다. 아브라함과 다윗은 그들의 시대에 있어서 메시야에 관한 약속을 받은 족장들이었습니다 (창 12:3, 22:18, 삼하 7:12, 시 89:3, 132:11).
그런데 여기에서 입증하려고 하는 것은 그가 단순히 다윗의 한 후손이 아니라 그 어깨에 정사(政事)를 메게 될 바로 그 다윗의 자손이시며, 또한 단순히 아브라함의 한 후손이 아니라 열국의 아버지가 될 바로 그 아브라함의 자손이라는 사실입니다. 그리스도를 ‘다윗의 자손’과 ‘아브라함의 자손’이라고 부름으로써, 하나님께서는 자신의 약속에 신실하시며 그가 하신 모든 말씀을 이루신다는 사실을 보여 줍니다. 다시 말해서 비록 그 성취가 오랫동안 연기되어 우리의 인내를 시험할지라도 그 성취의 지연이 하나님의 약속을 약화시키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사람들이 그 약속을 단념하기 시작하였을지라도 하나님은 그 약속을 이루신다는 것입니다. 하나님 아버지의 집에 영광이 될 이 ‘다윗과 아브라함의 자손’은, 아브라함의 후손들이 멸시받는 백성이 되고, 로마인들의 멍에를 지는 속국이 되었으며, 다윗의 집은 어두움 속에 묻혀 버린 바로 그 때에 태어나셨습니다. 왜냐하면 그리스도는 ‘마른 땅에서 나온 줄기’이시기 때문이었다.
◆ 족보 속에 기록된 이름
족보에 기록된 이름은 한 사람의 일생을 가장 짧게 압축한 것이므로 그 속에는 택한 백성의 구원을 위해 시대시대마다 펼쳐졌던 하나님의 신비로운 구속 경륜와 섭리가 살아 숨쉬고 있습니다.
첫째, 이름은 그 존재를 나타냅니다.
모든 만물은 자기의 존재를 나타내는 이름이 있습니다. 이름이 부여되는 순간 각 생물의 존재성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창 2:19). 하나님께서는 피조 세계에 존재하는 모든 만물이 각각의 이름을 주시는 분이십니다(사 40:26). 그러므로 이름을 없앤다는 것은 그 존재 자체를 없애는 말과 동일한 의미입니다 (삼상 24:21, 왕하 14:27, 욥 18:17). 이름의 바뀜은 자기의 존재감이 사라지는 것입니다.
바벨론 포로인 다니엘(벨드사살), 하나냐(사드락), 미사엘(메삭),아사랴(아벳느고)로 바뀌었습니다. 이렇게 이름이 바뀜으로 그들은 유대인이라는 존재감은 사라지게 되고, 바벨론에게 부속된 포로민 신분이 된 것입니다.
– “이름”:
1) 셈: ‘이름’, 때로는 ‘명성’
2) 제케르: 기념 (욥 18:17, 시 97:12, 102:12, 112:6, 잠 10:7)
제케르는 이름으로 그 존재성이 다른 사람에게 각인되고 알려지게 된다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의인의 존재는 귀중히 여겨져 그의 이름이 대대로 칭찬을 받으며 기념되지만, 악인의 존재는 벌레가 먹어서 없어짐같이 부패하여 사라지고, 그의 이름은 땅에서 더 이상 전해지지 않으며 아무도 기념하지 않습니다 (욥 18:17, 시 112:6, 잠 10:7).
(계 3:5) 이기는 자는 이와 같이 흰 옷을 입을 것이요 내가 그 이름을 생명책에서 반드시 흐리지 아니하고 그 이름을 내 아버지 앞과 그 천사들 앞에서 시인하리라
(전 9:4-5) 4) 모든 산 자 중에 참예한 자가 소망이 있음은 산 개가 죽은 사자보다 나음이니라 5) 무릇 산 자는 죽을 줄을 알되 죽은 자는 아무 것도 모르며 다시는 상도 받지 못하는 것은 그 이름이 잊어버린 바 됨이라
둘째, 이름은 인격을 나타냅니다.
인격은 사람이 사람으로서 가지는 자격이나 성품, 됨됨이를 뜻합니다. 예를 들어, 야곱의 이름의 뜻은 ‘발뒤꿈치를 잡은 자, 속이는자입니다. 이것은 남을 속이는 그의 인격을 나타내는 이름입니다. 그러나 야곱이 라반의 집에서 20년간 고생한 후 얍복강에서 완전히 옛사람이 죽음으로 ‘야곱’을 ‘이스라엘’(하나님과 겨루어 이김)로 바꿔 주었습니다 (창 32:28). 즉 족보에 어떤 이름이 사용되었는가에 따라 그 인격과 성품의 변화까지도 감지할 수 있습니다. 이런 의미에서 역대기는 ‘야곱’이란 이름 대신에 ‘이스라엘’이라는 새 이름이 사용되고 있다 (대상 1:34, 2:1)
셋째, 이름은 명성을 나타냅니다.
사람이 유명해지는 것은 곧 그 사람의 이름이 유명해지는 것입니다. 이름만 떠올리면 그 사람에게 풍기는 인상, 고향, 학력, 직업, 친구, 추억, 업적, 명성등 그 사람과 연관된 모든 것이 한꺼번에 연상되기 마련입니다. 사사시대의 룻은 보아스와 결혼하여 오벳을 나았다. 당시 여인들이 “이 아이의 이름이 이스라엘 중에 유명하게 되기를 원하노라” (룻 4:14)고 찬송했습니다.
(대상 4:9-10)에 나오는 야베스, 그는 고통 속에 태어났으나 하나님에게 기도함으로 존귀하고 유명한 자가 되었습니다.
그러므로 ‘족보에 기록되느냐 않느냐’ ‘족보에 어떤 이름으로 기록되느냐’에 따라 그 명성이 달라집니다. 더 나아가 ‘가문의 족보에 얼마나 유명한 인물이 기록되느냐’에 따라서 그 가문과 개인의 명성도 달라집니다.
넷째, 이름은 부모의 기대와 시대상을 담고 있습니다.
부모의 신앙은 자녀에게 100% 영향을 미칩니다. 자식을 향한 부모와 소망과 기대는 이름을 짓는 것부터 시작됩니다. 이는 부모를 통한 하나님의 소원이 담겨 있는 것입니다.
라멕은 저주받은 땅 위에서 겪는 극심한 생활고가 자신의 아들을 통해 해결되기를 소망하면서 아들의 이름을 ‘노아’라고 지었습니다. 노아의 이름의 뜻은 안식, 휴식, 위로입니다.
다섯째, 이름은 구속사를 나타냅니다.
성경에 나오는 이름은 특별한 의미가 있습니다. 성령의 감동을 받은 사람들이 하나님께 받아 말한 것입니다 (딤후 3:16, 벧후 1:21). 아담 이후 예수까지의 이름은 구속사적 의미가 담겨 있는 것입니다.
라멕이 세상의 안식을 위해 아들의 이름을 노아라고 지었듯이, 더 나아가 노아가 예표하는 예수 그리스도를 통한 영원한 안식을 주시려는 구속사적인 경륜도 함께 담겨있습니다. 따라서 성경에 나오는 이름은 하나님의 뜻과 무관할 수 없으며, 그 이름 자체는 그 사람의 일생과 그 시대의 구속사적 경륜을 살펴볼 수 있습니다.
말과 글로 대신할 수 없는 숱한 역사적 사건들을 이름으로 대신하여 기록한 족보는 하나로부터 열까지 뜻 없는 것이 하나도 없습니다 (고전 4:10). 족보(이름)가 등장하는 시점은 어김없이 구속사의 분기점, 전환점이었습니다 (인류의 제1시조 아담, 제 2시조 노아, 믿음의 조상 아브라함 등..). 그러므로 족보를 대할 때 하나님의 구속사적 경륜을 깨닫고자하는 마음으로 읽어야 합니다.
더 나아가 우리 역시 언제가 내 이름이 족보 속에 남겨질 것을 생각하면서 하나님께서 우리 각자에게 주신 경륜을 어떻게 이루고 있는지 나의 신앙을 점검하고 (골 1:25), 또 족보에 기록될 내 이름이 어떻게 기록될 것인지를 돌아보아야 합니다.
성도의 이름의 뜻은 ‘그리스도인-크리스티아노스’ ‘예수 그리스도를 따르는 자’ ‘예수 그리스도께 속한 자들’ 입니다. 성도는 예수 그리스도을 위하여 살아갈 때 비로소 그 이름에 합당한 삶의 열매를 맺게 되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