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은 만유보다 크신 하나님의 절대 주권과 예수 그리스도의 구속 사역을 통한 인간 구원의 위대한 주제를 기록하고 있는데, 언약(言約)은 이것을 실제 역사 속에서 이루시는 방편이자 중요한 연결 고리가 됩니다. 언약의 핵심 내용이자 목적은 ‘하나님이 사람들을 자기 백성으로 삼는다’는 것입니다(렘 31:33, 겔 36:28).

1. 하나님이 인간과 맺으신 언약의 특징

① 일방적이고 주권적인 언약

타락한 인간은 감히 하나님과 언약을 맺을 자격이 전혀 없지만, 하나님께서 구원 경륜을 이루시기 위해서 일방적으로 찾아오셔서 언약을 체결하셨습니다. 그래서 성경에서는 언약을 하나님께서 명하신 것(수 7:11), 세우신 것(레 26:9, 신 5:2), 주신 것(행 7:8)이라고 표현하고 있습니다.

② 영원한 언약

(신 7:9)에는 “천대까지 그 언약을 이행하시며”라고 말씀하고 있습니다(대상 16:15, 시 105:8). 하나님의 언약은 영원하며 그 효력이 모든 세대로 지속되어 끊어짐이 없는 것입니다. 또한 하나님께서는 시대마다 언약을 새롭게 갱신하셨는데, 각 언약은 동떨어진 것이 아니라 먼저 세워진 언약에 기초를 두고 연결되는 통일성과 연속성을 지닙니다.

2. 성경에 나오는 언약들

하나님은 에덴 동산의 아담에게 “선악을 알게 하는 나무의 실과는 먹지 말라 네가 먹는 날에는 정녕 죽으리라”(창 2:17)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이는 아담의 순종 혹은 불순종이라는 행위 여부에 따라서 죽음과 영생이 결정되는 것이기에 ‘행위 언약’이라고 합니다. 그러나 아담과 하와가 하나님의 말씀을 불순종하여 타락하였고(창 3:1-6), 온 인류 위에 죽음이 임하였습니다(고전 15:22).

하나님께서는 타락 이후로 인류 구속을 위한 언약을 맺으셨는데, 그것은 여자의 후손에 대한 약속(창 3:15)으로부터 시작하여 노아 시대(창 6:18-20, 9:8-17)와 아브라함 시대를 거쳐 약속되어 왔고(창 15, 17장), 이후 족장들에게 반복되었으며(창 26:2-5, 28:10-22), 출애굽 세대와 광야 제 2세대를 통해 구체화되었습니다(출 19:1-20:21, 24:1-11, 신 29-30장). 그 후로 다윗 시대(삼하 7:12-16)를 지나 마침내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 완성되었습니다(마 26:26-28, 막 14:22-25, 눅 22:19-20, 고전 11:23-25, 히 7:22, 8:13).

●언약의 최초 계시 (원시 복음) / 창 3:15

하나님께서 타락한 아담과 하와에게 약속하신 ‘여자의 후손’은 메시아에 대한 약속으로, 이는 하나님께서 인간을 구원하시겠다는 의도를 분명히 보여 준, 언약에 대한 최초의 계시였습니다.
하나님께서는 희생된 짐승의 가죽으로 가죽 옷을 지어 아담과 하와에게 손수 입혀 주심으로써(창 3:21) 언약을 다시 입증해 주셨는데, 가죽 옷은 예수 그리스도의 대속을 예표합니다.

●노아 언약 (무지개 언약) / 창 6:18, 9:8-17

하나님은 노아에게 방주를 지으라고 명령하신 후(창 6:14), 노아와 언약을 세우겠다고 하셨습니다. 이 때 ‘언약’이라는 단어가 처음 등장하는데, 하나님이 노아와 언약을 세우신 것은 세상의 심판 속에서도 ‘여자의 후손’이 오시는 길을 보존하기 위함이었습니다.
홍수 후에 하나님이 구름 속에 있는 무지개를 증표로 삼아 허락하신 무지개 언약은 노아와 그 후손과 그들과 함께 한 ‘모든 생물’과 세우신 우주적인 언약이었습니다.

●아브라함 언약 / 창 12:1-3, 7, 13:15-18,  15:12-21, 17:9-14, 18:10, 22:15-18

하나님은 아담에게 주셨던 약속을 실현하기 위해 아브라함을 주권적인 은혜로 선택하시고 언약을 체결하셨습니다. 하나님은 아브라함과 일곱 번에 걸쳐 언약을 체결하셨는데, 이는 인류 역사 속에 구체적으로 실현된 구원 계획의 설계도로서, 모든 언약의 골격에 해당합니다.
하나님이 아브라함과 맺으신 언약은 이삭과 야곱에게 반복적으로 확증되었으며(창 26:3, 24, 28:13-15, 35:12), 아브라함의 후손만 아니라 천하 만민에게 효력을 미치는 우주적 언약입니다(시 105:8-11, 갈 3:7-9, 29).

●시내산 언약 / 출 20:22-23:33, 24:7-8

출애굽 후 시내 광야에서 약 1년 정도 머물 때, 하나님께서 시내산에서 십계명을 주시며 맺으신 언약입니다. 십계명은 모든 율법의 핵심이자 본질로서 하나님의 언약입니다(출 19:5, 24:7).
시내산 언약은 출애굽 40년 11월 1일 광야 2세대에게 재확증되었는데, 이것을 ‘모압 평지에서의 언약’이라고 부릅니다(신 29:1-29).

●다윗 언약 / 삼하 7:12-16, 대상 17:10-14

다윗이 성전을 짓고자 하는 소원을 가졌을 때 응답으로 주신 언약으로, 그 핵심은 ‘다윗의 몸에서 날 자식’이 성전을 건축할 것이며 하나님이 그 왕위를 영원히 견고케 해 주시겠다는 것입니다.
이는 솔로몬에 대한 약속이면서 나아가 다윗 왕가를 통하여 메시아가 오셔서 영원한 하나님의 나라를 건설하실 것에 대한 약속입니다.

●예레미야의 새 언약 / 렘 31:31-34

예루살렘 함락 직전에 예레미야에게 약속하신 것으로, 새 언약의 목적은 바벨론에 포로가 되어 가더라도 구원의 소망을 잃지 않게 하려는 것이었습니다(렘 51:50-53).
그 내용은 하나님의 말씀을 자기 백성의 마음에 기록하시겠다는 것과 작은 자로부터 큰 자까지 다 하나님을 알게 된다는 것입니다.

성경의 모든 언약은 예수 그리스도께서 구속 수난을 마치고 인간 구원의 최종 실현이 될 영원한 천국의 도래를 중심으로 세우신 새 언약으로 귀결됩니다(마 26:28-29, 막 14:24-25, 눅 22:20, 히 8:10-13). 그러므로 근본적으로 그리스도 안에서 아브라함의 영적 후손 된 모든 성도들은(롬 4:11, 16, 갈 3:7-9, 29) 언약 관계에 있는 자들이 됩니다.

3. 영원한 언약의 성취자 예수 그리스도

성경에 나타난 언약들은 모두 예수 그리스도와 연결되어 있으므로, 예수 그리스도와의 밀접한 관계를 규명할 때 하나님의 구속 경륜을 올바르게 깨달을 수 있습니다.

●노아 언약과 예수 그리스도

무지개 언약의 본질은 약속의 자손을 생산할 계통이 끊어지지 않도록 하기 위해 물로 세상을 멸절하는 심판을 다시는 행치 않으신다는 약속입니다(창 9:11, 15). 무지개 언약은 우리의 산 소망이요 영원한 위로자이신 예수 그리스도를 예표합니다(골 1:27, 고후 1:3-7, 벧전 1:3).

●아브라함의 언약과 예수 그리스도

하나님께서 아브라함과 맺으신 여러 언약들의 핵심과 종결점은 예수 그리스도입니다(갈 3:16). 아브라함에게 약속하신 ‘자손’은 예수 그리스도이며(마 1:1), 혈통을 초월하여 믿음 있는 자는 누구나 아브라함에게 속한 자들로 구원을 받습니다(갈 3:7-9, 29).

●시내산 언약과 예수 그리스도

시내산 언약에서 ‘언약의 피’(출 24:8)는 예수 그리스도의 피를 예표합니다(마 26:28, 막 14:24, 눅 22:20, 고전 11:25, 히 7:27, 9:12, 26, 10:2, 10, 롬 6:10, 벧전 3:18). 시내산 언약은 ‘첫 언약’으로(히 8:7, 9:1, 15, 18),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이루어지는 새 언약을 대망케 합니다. 예수 그리스도는 새 언약의 중보이십니다(히 9:15, 12:24, 롬 8:2-4).

●다윗 언약과 예수 그리스도

다윗 언약은 일차적으로 솔로몬이 성전을 지어 봉헌함으로써 성취되었습니다. 그러나 ‘한 아들’이 나라의 위를 굳게 세워 영원히 견고케 하리라는 약속은 궁극적으로 예수 그리스도가 영원한 천국을 건설하실 것에 대한 약속입니다(마 1:1, 눅 1:32-33, 시 2:7, 12, 행 13:33-34).

●예레미야의 새 언약과 예수 그리스도

예레미야를 통해 주신 새 언약은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으로 사람의 인격과 마음까지도 변화되는 역사가 일어날 것을 예표합니다(렘 31:33, 시 40:8, 겔 11:19-20, 고후 3:2-3, 히 8:10). 그리고 예수 그리스도께서 주실 완전한 죄 사함으로 하나님을 인격적으로 알게 될 것을 예표합니다(렘 31:34, 고전 13:12, 히 8:11, 엡 1:7, 히 9:12-13, 28, 사 59:20).

(사 59:21) “여호와께서 이르시되 내가 그들과 세운 나의 언약이 이러하니 곧 네 위에 있는 나의 영과 네 입에 둔 나의 말이 이제부터 영원하도록 네 입에서와 네 후손의 입에서와 네 후손의 후손의 입에서 떠나지 아니하리라 하시니라 여호와의 말씀이니라”

예수 그리스도는 성경에 나타난 모든 언약의 최종 성취자요, 완성자입니다. 이러한 언약을 중심으로 역사 속에서 전개된 구속 경륜을 압축하여 기록한 것이 바로 예수 그리스도의 족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