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굽 10대 재앙을 내리실 때, 하나님께서는 이스라엘 민족에게 춘분(春分)을 기준으로 새로운 달력을 주셨습니다. 새로운 달력을 주시기 직전의 춘분은, 새로운 달력을 기준으로 할 때 바로 출애굽 사건 전(前)달 25일(토요일)입니다. 그런데 이 날부터 10대 재앙이 시작되었으니 참으로 신기할 따름입니다. 이러한 일치는 하나님께서 춘분을 기준으로 새로운 달력을 주셨다는 것을 확신시켜줄 뿐 아니라, 하나님은 구속사의 모든 역사를 만세 전에 정하시고 그 정하신 때에 시행하고 계심을 확증시켜 줍니다.

 

춘분은 1년 주기의 기준점이 됩니다

지구의 적도의 연장선이 천구의 적도(그림에서 노란 선)라고 하며, 태양이 별자리 위를 운행하는 경로를 황도(그림에서 붉은 선)라고 합니다. 황도와 천구의 적도가 만나는 점이 춘분과 추분입니다.

 

따라서 황도의 좌표를 나타낼 때, 춘분점은 기준점이 되며 태양 황경이 0°가 되는 때가 됩니다. 나아가 춘분점은 태양의 공전 주기(1년)를 측정하는 기준점으로 사용되는데, 춘분점에서 다음 춘분점까지 걸리는 시간(항성시)는 365.2422일 입니다. 춘분은 태양과 지구의 자전축이 평행을 이루는 날로서 태양이 정(正) 동쪽에서 떠서 정(正)서쪽으로 집니다. 그래서 춘분에는 낮과 밤의 길이가 거의 같습니다.

춘분은 사계를 시작하는 봄이며, 24절기의 하나로, 춥지도 덥지도 않아서 1년 중 농사일을 하기에 가장 적합한 때입니다. 우리 속담에 춘분 때를 두고“하루를 밭 갈지 않으면 일 년 내내 배부르지 못하다.”라고 할 정도입니다. 이에 따라 자연스럽게 농사가 생업이었던 고대의 여러 지역에서는 ㅡ 메소포타미아, 이집트, 유럽, 중국 할것 없이 ㅡ 모두 춘분을 기념했습니다.

 

▶ 고대 유럽에서는, 춘분을 한 해의 기준점으로 보고 이 달을 1월로 하여 1년을 10달 304일로 정하였습니다. 이 달력이 혼란을 야기하자 로마의 율리우스 카이사르가 이집트의 태양력을 받아들여 ‘1년의 길이를 365.25일로, 춘분날을 3월 23일로 하고 4년마다 윤년을 두는’ 율리우스력을 시행하였습니다.

 

기독교에서도 춘분은 매우 중요한 기준이 됩니다

새해 첫 달 첫 절기인 유월절 저녁의 시기를 “춘분이 지난 첫 보름”이라고 정의합니다.

기독교 절기 중 하나인 부활절도 “춘분 지나 첫 보름달이 뜬 후 첫 번째 일요일”이라고 정의합니다.

 

율리우스력에서 그레고리력으로 달력이 바뀌게 된 과정도 춘분날짜의 오차로 인해 춘분을 기준으로 지키는 부활절, 그리고 농사 일정에 차질이 생겼기 때문입니다.

니케아 공의회 당시(325년)에 춘분날이 3월 21일 무렵이었기에 계속 3월 21일을 춘분으로 간주하고 교회력을 계산해 왔습니다. 그러나 율리우스력의 오차가 계속 쌓여 천 년이 지나다보니 1582년이 됐을 때는 춘분날이 3월 10일로 옮겨갈 정도였습니다.

당시 교황이었던 그레고리 13세는 부활절의 날짜가 제정 당시와 크게 달라졌기 때문에 달력을 개정하여 춘분날을 3월 10일에서 부활절 제정 당시의 날짜인 3월 21일로 돌아오도록, 그리고 다시 이런 오차가 쌓이지 않도록 그레고리력을 제정하여 반포하게 된 것입니다.

 

새로운 달력의 첫 달,아빕월

▶ 해의 시작을 결정하는 보리 이삭

유대인들은 12월(아달월)이 지날 때 보리 이삭이 보이면, 새해 첫 달(1월=아빕월)을 바로 시작했고(출 12:2), 아직 보리 이삭이 안 나왔으면 새해 첫 달을 시작하지 않고 제 2아달월(13번째 달, 윤달)을 넣어서 태음력을 계절과 맞추곤 하였습니다. 그러므로 새해 첫 달인 ‘아빕월’은 ‘이삭의 달’이라고 불렸습니다. 아빕월의 히브리어 ‘아비브’는 ‘부드럽다’는 뜻에서 유래하여 ‘어린 이삭’을 뜻합니다(출 9:31, 레 2:14) 곡물 가운데 보리가 가장 먼저 여물었으므로, 이는 ‘보리 이삭’을 가리킵니다.

 

▶ 절기의 기준점 보리 이삭

“아빕월을 지키라”(신 16:1)는 명령은 정한 절기에 하나님께 드릴 곡식을 준비하라는 명령입니다. 하나님께서 이스라엘을 출애굽 시키신 목적 중에는, 제사를 드리고 절기를 지키기 위한 목적도 있었습니다. 제사를 드리거나 절기를 지키려면 반드시 곡물(소제물)이 있어야 하므로, 그 해의 달력은 무엇보다 실제로 추수하는 계절과 정확하게 맞아야 했습니다.

그래서 성경에서 3대 절기 못지않게 중요하게 여겨진 것이 바로 보리 첫 단을 하나님께 요제로 흔들어 바치는 날이었습니다(레 23:10-11). 그 날은 ‘곡물의 첫 이삭 한 단’을 바치는 날로, 신명기 16:9에서는 ‘곡식에 낫을 대는 첫 날’로 불렸습니다. 첫 단을 바치는 바로 그날까지, 이스라엘 백성은 떡이든지 볶은 곡식이든지 생 이삭이든지 절대 먹을 수 없습니다. 이 곡식은 태양력 3-4월에 열매를 맺는 보리였습니다. 그러므로 보리 이삭이 나오는 시기는 한 해의 첫 달을 결정지음과 동시에 유월절, 칠칠절, 장막절 등 3대 절기를 정하는 기준점이었습니다.

 

성경에는 이스라엘의 출애굽 시기가 보리 이삭이 나오는 ‘아빕월’이었다고 네 차례나 기록하고 있습니다.

출 13:4 “아빕월 이날에 너희가 나왔으니”

출 23:15 “아빕월의 정한 때에”

출 34:18 “…네가 아빕월에애굽에서 나왔음이니라”

신 16:1 “아빕월에 네 하나님 여호와께서 밤에 너를 애굽에서 인도하여 내셨음이라”

 

그러므로 절기상으로 볼 때 겨울이 지나고 돋아난 보리 줄기에서 이삭이 나오는 때에, 이스라엘 백성은 흑암과 억압 세력을 뒤로 하고 광명한 세계로 해방되어 나온 것입니다.

 

 

출처 구속사 시리즈 8권 “횃불 언약의 성취”, 위키백과, 엔하위키미러, 기상청 홈페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