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두멍
물두멍은 물을 담아 놓고 쓰는 큰 가마, 놋으로 만들어진 큰 통을 말합니다(출 30:17-21, 38:8, 40:30-32). 성막에서 제사장의 거룩한 봉사를 위해 물두멍은 꼭 필요한 것이었습니다. 그 이유는 첫째, 아론과 그 자손들은 성소에 들어가기 전에나 혹은 제사를 드리기 전에 물두멍에서 흙과 먼지와 피로 더럽혀진 손과 발을 깨끗이 씻어야 했기 때문입니다. 둘째, 물두멍의 물로 하나님께 드릴 희생 제물을 씻어야 했기 때문입니다.
1. 물두멍의 크기
물두멍은 다른 용기들과 달리, 크기나 무게에 대한 정확한 수치가 언급되지 않았습니다. 단지 물을 담는 두멍과 받침으로 구성되어 있다고 기록되어 있습니다. 물두멍의 크기나 형태가 언급되어 있지 않은 것은 그 물의 양이 제한이 없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물의 양을 제한하지 않았던 것은 그만큼 물이 많이 필요했다는 뜻이요, 제사장이 더러울 때마다 자신의 정결을 위해서 얼마든지 물을 사용할 수 있도록 했음을 의미합니다.
2. 물두멍의 제작
물두멍 재료는 놋인데, 그 놋은 회막문에서 수종 들던 여인들이 봉헌한 “거울”로 만들어졌습니다(출 38:8 하반절). 회막문에서 수종 들던 여인들은 제사장의 성결을 위하여 물두멍을 만드는 데 자신들의 필수품을 즐거이 헌납했습니다(마 19:29, 막 10:29-30). 그 거울은 과거에 여인들이 외모를 꾸미고 단장하는데 사용되었으나, 이제는 제사장들이 수족을 씻어 정결케 하는 데 사용되었습니다. 물두멍의 표면은 제사장들을 비추는 거울로도 사용되어 거울을 통해 머리부터 발끝까지 살펴 자신의 흠을 발견하고 바로 잡았을 것입니다. 물두멍이 보는 거울 역할을 한 것처럼 우리도 하나님의 말씀 속에 자신을 비추어 흠도 없이 점도 없이 행할 수 있어야 합니다(고전 10:6, 11, 약 1:23-25).
3. 물두멍의 특징
(1) 물두멍의 위치는 회막과 단 사이였습니다.
물두멍은 회막과 단 사이에 놓였는데(출 40:7, 30) 번제단보다 회막문 쪽에 더 가까이 있었습니다. 물두멍은 성막문 앞을 가리지 않기 위해 한쪽으로 치우쳐 있었는데(출 40:29), 북쪽은 제물을 잡는 곳이었으므로(레 1:11), 아마도 물두멍은 성막문 근처 남쪽 방향에 위치했을 것으로 보입니다.
물두멍을 회막과 단 사이에 두도록 명령하신 것은 하나님의 백성이 하나님 앞에 나오려고 한다면 자신을 정결케 하는 회개가 반드시 있어야 하며, 하나님의 권위를 인정하며 그 앞에 복종하겠다는 겸손이 있어야 함을 가르쳐 줍니다.
(2) 제사장들이 물두멍에서 수족을 씻는 것은 대대로 지켜야 할 규례였습니다(출 30:19-21).
① “수족을 씻되”(출 40:31-32) : 물두멍에서 손을 씻으라는 규정은 첫째, 하나님께서 얼마나 진실하고 정결한 예배를 원하시는가를 잘 보여 줍니다. 둘째, 제사장들이 얼마나 정성을 다해 제사를 준비해야 하는가를 보여 줍니다.
② “죽기를 면할 것이요”(출 30:20) : 제사장들은 거룩하신 하나님 앞에 서기 위해 하나님께서 명하신 대로 그 규례를 지켜 항상 정결함을 유지해야 했습니다.
③ “아론과 그 자손이 대대로 지켜야 할 규례”(출 30:21) : 이 규례는 구약 제사 제도가 지속되는 동안 아론과 그 자손인 제사장들에게만 해당되었으나, 그 영적 의미는 오늘날 신령한 제사장이 된 우리에게도 그대로 적용됩니다(벧전 2:9). 성도의 정결함은, 예수님께서 재림하여 우리가 하나님 앞에 서는 그날까지 영원히 지속되어야 합니다(빌 2:12, 계 7:14-15).
4. 물두멍의 구속사적 교훈
(1) 물은 거룩케 하는 하나님의 말씀을 상징합니다.
물두멍에는 물을 넣어 두되 계속해서 채워 두어야 했는데, 이것은 무제한으로 솟아나는 생수와도 같은 하나님의 말씀을 상징합니다(사 58:11, 요 4:14). 물두멍에 항상 물이 채워져 있는 것은 예수 그리스도 피의 공로로 중생을 체험하고 난 후에도 죄와 허물로 오염되기 쉬운 마음을 말씀으로 늘 깨끗하게 해야 함을 상징합니다(시 119:9, 엡 5:26, 요 17:17, 딤전 4:5).
(2) 물은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 구속의 은총을 받은 성도의 회개를 상징합니다.
하나님께서는 제사장에게 성막 출입 전후에 반드시 손과 발을 씻고 물두멍의 거울 속에 자신을 비추어 보게 하셨는데, 이것은 영적으로 성도가 하루하루 하나님의 존전에 나아갈 때에 먼저 자신의 허물과 범죄와 실수를 신령한 거울에 비추어 살피고 회개하는 것을 나타냅니다(마 5:23-24).
번제단이 목욕의 역사로 비유된다면, 물두멍은 발 씻음의 역사로 비유됩니다. 성도는 예수님의 속죄사역을 받음으로써 마치 목욕한 자 같이 되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 십자가 은총에 의지하여 날마다 죄를 회개함으로 마치 발을 씻은 자 같이 되는 것입니다.
(3) 물두멍에서 물로 씻는 것은 그리스도의 부활하심과 연합되는 세례를 예표합니다.
구약 시대에 대제사장이 백성의 죄를 대신하여 물두멍의 물로 자신을 씻은 것은, 신약 시대에 와서 행하여진 세례를 예표하는 것입니다. 오늘날의 성도들도 주의 몸 된 교회에 나와서 하나님의 말씀으로 우리의 상한 심령을 깨끗하게 해야 하며, 그 증표로 물 세례를 받아야 합니다. 이것은 하나님 나라의 백성이 되었다는 구원의 표요, 하나님을 기쁘시게 하는 성도의 삶인 것입니다.